오건영님 글 ㅣ 이제 미국도 대선 사정권에 들어오는 듯 합니다. 트럼프 트레이드라는 말이 다시 회자되고 있죠. 폴리 마켓에서의 조작 얘기도 있지만… 그리고 그 결과가 여론 조사를 왜곡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가 트럼프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만은 사실인 듯 합니다. 조작에 대한 의구심이 WSJ을 통해 표명되었음에도 시장이 트럼프 트레이드의 방향을 바꾸지 않고 있죠. 그 어떤 투자자도 손실을 보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조작에 의한 일시적 왜곡이라면 방향을 빠르게 전환했겠죠. 물론 결과를 예단하는 것은 조심스럽지만 현재로서는 트럼프에 보다 무게가 가는 것이 사실인 듯 합니다.
지난 7월 중순 트럼프 트레이드라는 얘기가 나왔죠. 4%를 하회하려던 10년 국채 금리가 갑자기 치솟으면서 4.2~4.3%를 트라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를 프라이싱하면 내려가던 금리가 ‘앗 뜨거!’를 한 번 시전했던 셈이죠.
트럼프 트레이드는 결국 트럼프의 정책이 금융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지난 번 에세이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결국 대선 정국에서 봐야하는 공약의 핵심은 누구에게 돈을 걷어서 누구에게 주는가… 여기에 맞춰져 있는 듯 합니다. 트럼프는 법인세를 인하하겠다고 하죠. 21%에 달하던 법인세를 15%로 낮추겠다고 합니다. 과거 17년 법인세 인하를 생각해보면 이는 주식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했죠. 그런데요.. 한가지 눈여겨보실 점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미국의 재정 적자가 그닥 심하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당시에는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거의 없었다는 것이죠. 되려 디플레를 걱정했으니까요.
그럼 법인세를 인하해주면 결국 미국의 재정이 악화된다는 것인데 이는 세수의 확보를 통해 해결할 수 있습니다. 누구에게 세금을 걷어야 할까요. 결국 관세를 말하고 있죠. (물론 이외 에너지 생산 증대를 통한 해결을 말하는 부분이 있는데요… 현실성이 있는 듯 하면서도 애매한 부분이 많습니다. 이 부분은 나중에 한 번 다루어보죠) 보편 관세를 10~20%로 인상하겠다고 말하면서 유럽을 압박할 것으로 보이구요, 대중 관세 역시 60~100%까지 높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부분이 보이는데요… 결국 법인세를 인하해서 밀어주는 것은 어려운 얘기가 아닙니다. 돈 준다는데 싫어할 사람은 없으니까요. 주는 것은 어렵지 않은데 걷는 것이 어렵죠. 네. 관세를 때린다고 하면 상대편 국가가 가만히 있지 않는다는 겁니다. 보복 관세까지 나오게 되겠죠. 실제 2018년의 미중 무역 분쟁 당시에 미국은 대중 관세를 20%로 인상했지만 반대편에서 중국은 대미 관세를 22%로 올렸던 바 있습니다. 상호 관세가 함께 치솟는 문제가 생기죠. 이는 어느 국가이건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관세가 부과되면서 나타나는 수입 물가의 상승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고상한 용어로 인플레이션이 강해진다는 것이죠. 그리고 인플레이션의 고착화, 혹은 장기화는 장기 금리의 상승을 가리키게 되죠.
그럼 관세를 많이 안때리면 되지 않나… 라고 보실 수 있는데요.. 그럼 법인세는 낮춰서 지출은 생겼는데… 관세를 걷지 않으니 수입이 모자랍니다. 그럼 재정이 빵꾸가 나겠죠. 이걸 메우려면? 네.. 적자 국채 발행이 필요합니다. 그럼 자경단이라는 분들이 등장하나요? 적자 국채 발행으로 인해 국채 공급이 늘면서 국채 가격의 하락 & 국채 금리 상승이 현실화됩니다. 그럼 법인세 인하를 해주는데… 관세를 제대로 매겨도 인플레로 금리가 오르고… 제대로 걷지 못해도 적자 국채 증가로 금리가 오른다는 얘기가 되는 건가요? T.T
조금만 더 들어가보죠. 법인세의 인하는 기업들에게는 호재가 될 수 있습니다. 이는 주식 시장이 일시적으로 더욱 뜨겁게 달궈줄 수 있죠. 실제 2017년의 법인세 인하는 기업들의 잉여 현금 증가로 이어졌고, 늘어난 현금을 바탕으로 기업들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늘렸던 바 있습니다. 자사주 매입의 증가는 주식 시장의 하방 변동성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구요… 큰 충격을 받았을 때 빠른 회복을 돕는 역할도 아울러 하게 되죠. 흔들릴 때 잘 안빠지고… 깨져도 빨리 회복하는 시장… 우리는 미국 증시를 보면서 그런 비슷한 느낌을 받았을 겁니다. 그럼 미장 투자하는 게 답이라는 레토릭이 먹히는 것 아닌가요.. 네.. 미국 쪽으로 자금이 몰리게 됩니다. 자산 가격이 지속 상승세를 보이게 되고… 이는 미국인들의 소비를 자극해줄 수 있죠. 인플레이션을 견뎌내는 소비.. 그걸 유지할 수 있는 힘이 됩니다.
여기에 트럼프는 불법 이민을 제한하겠다고 말하고 있죠. 캠페인에서 명확하게 선을 잘 긋고 있습니다. 이민을 제한하는 게 아니라 불법 이민자들을 추방하고 국경에 장벽을 다시 쌓겠다고 호언하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곳이 멕시코 혹은 중남미 국가들일 겁니다. 트럼프 트레이드 여부를 확인할 때 가장 민감하고 정확한 지표는 멕시코 페소화 환율이죠. 브라질 헤알화도 참고해보시기 좋습니다. 페소화 환율이 간만에 달러 당 20페소를 넘어섰네요..T.T 연초 17페소를 하회했었는데.. 환율이 엄청 오른 겁니다(페소화 약세).
미국 경제의 기적… 즉 경기 침체 없는 인플레이션 제압을 목전에 두고 이민 제한이 너무 강해지는 것이 어떤 결과를 낳을 수 있을까요? 혹시 노동력의 공급이 줄어들게 되면서 임금의 상승세가 재차 나타나게 되지 않을까요? 이민의 증가는 미국의 임금 상승을 억제하는데 상당한 기여를 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이민을 흔들어놓는 것은 임금 상승발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겠죠.
자.. 그럼 이제 정리를 해봐야죠. 관세, 이민의 억제는 수입 물가 및 임금 상승 발 인플레이션을 가리킵니다. 그리고 인플레이션은 금리의 상승세를 만들어낼 수 있죠. 적자 국채 발행 확대 역시 금리의 상승과 만나있습니다. 이런 인플레 제어를 위한 마지막 안전 장치는 달러강세라고 할 수 있죠. 달러 초강세는 수입 물가를 찍어 누르는 역할을 하니까요. 그런데요… 트럼프 행정부는 달러 약세를 선호, 아니 적어도 달러 강세를 싫어하는 듯 합니다. 실제 트럼프 당선 이후 3~4개월이 지났던 2017년 2~3월부터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달러는 빠른 약세를 보였던 바 있죠.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이는 금리의 상승을 말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트럼프는 그런 얘기를 하죠. 연준을 압박해야 한다구요… 그럼 연준의 금리 인하를 압박하겠다는 것인데요… 그럼 연준과 관련이 높은 단기 금리는 하락 압력을 받지만… 인플레 우려로 장기 금리는 오르게 되죠. 오늘 새벽 2년 국채 금리는 4.0%를 넘어선 반면.. 10년 국채 금리는 4.2%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기준금리 50bp 인하 직전에 3.7%를 하회했던 것을 보면… 뭔가 좀 허탈함을 느낍니다.
마지막으로 연준의 독립성을 흔들게 되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어떻게 되는 걸… 쿨럭… 에세이 이 정도로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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