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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erican Stock Story[2024]

트럼프는 USMCA의 멤버국가, 즉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서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음을 밝히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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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앞으로 어떤 전략을 가져오려나...?


오건영님글 ㅣ 트럼프가 당선된지 딱 1개월이 지났네요. 트럼프 취임이 25년 1월 20일 경이라고 하는데요, 시간이 가면 갈수록 트럼프 행정부 정책의 윤곽이 나오게 될 듯 합니다. 그 중 하나가 관세인데요… 적어도 1기 때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일 듯 하네요. 일단 1기 때에는 관세를 무역 적자 해소의 도구로 사용했던 면이 컸다면 이번에는 무역 적자 뿐 아니라 대부분의 국가 간 분쟁에도 관세라는 무소불위의 칼을 휘두를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힌트를 여기서 얻을 수 있죠.

“멕시코 대통령, ‘관세 위협’ 트럼프와 통화.. 이민/마약 해법찾기”(연합뉴스, 24. 11. 28)

“트럼프 관세 위협 통했다… 캐나다, 국경 관리 강력 강화 계획”(이투데이, 24. 12. 2)

트럼프는 USMCA의 멤버국가, 즉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서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음을 밝히면서 협상을 하고 싶으면 이민 및 마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책을 가져올 것으로 요구합니다. 이에 캐나다 트뤼도 총리는 예정에도 없는 트럼프 미팅을 위해 즉각 방미를 했구요, 멕시코 역시 초반에는 보복 관세를 언급하다가 이후에는 이민 / 마약 문제의 해법을 찾느라 분주합니다. 기존에는 마약 / 이민의 문제를 미국 내에서 해결하려고 했고, 이를 위해 새로운 부처를 만드는 등 예산을 썼다면 이제는 관세라는 협상 카드를 앞세워 다른 국가들을 압박하여 그들로 하여금 그들의 돈을 써서 해결책을 찾아오게 하는 방식을 강조하는 듯 합니다. 그리고 지난 주 이런 기사가 나왔죠.

“트럼프, 달러 패권 도전 중-러에 ‘100% 관세’ 경고”(동아일보, 24. 12. 2)

네. 달러를 사용하지 않으면 관세를 때리겠다는 얘기겠죠. 브릭스 국가들의 달러 패권 도전에 대해서도 관세로 위협하면서 사전에 싹을 잘라버리겠다고 말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전쟁 억지에도 관세는 활용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아래 트럼프의 인터뷰 내용을 잠시 읽어보시죠.

“트럼프는 이어 자신의 재임 중에 시진핑이 타이완을 침공하려 든다면 “당신이 타이완을 공격한다면, 이거 정말 하고 싶지는 않은데, 관세를 아주 세게 물릴 것이요 150~200%로”라고 말하겠다고 했다”(조선일보, 24.11. 8)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려 한다면 어떻게 해결하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트럼프는 시진핑에게 거는 전화 한 통으로 해결할 수 있음을 말합니다. 그리고 전쟁을 하려 한다면 관세를 200% 때리겠다고 말하고 있죠. 대미 수출을 여전히 많이 하고 있는 중국 입장에서도 결국은 먹고 사는 문제를 걸어야 하는 것이기에 상당히 껄끄러운 옵션이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트럼프는 감세를 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대규모의 재정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대규모 관세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죠. 라이트하이저의 코멘트를 들어봅니다.

“또한 관세는 정부의 관세 수입을 늘려 만성적인 재정 적자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이트하이저, 이현정 역, “자유무역이라는 환상”, p.429~431)

네.. 관세라는 칼.. 진짜 전가의 보도처럼 어디서든 휘두를 수 있는 최고의 무기가 되는 건가요? 다만.. 칼도 너무 많이 휘두르면 부작용이 생겨날 수 있죠. 그 부작용 중 하나가 바로 관세로 인한 거대한 인플레이션일 겁니다. 보편 관세, 혹은 고율 관세를 부과할 때 상대를 압박할 수도 있지만 부메랑처럼 돌아와서 미국에는 인플레이션이라는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죠. 그래서 석학들이 관세에 대해 걱정하는 포인트가 바로 관세 부과로 인한 물가 상승 우려입니다. 워낙 많이 들어본 얘기죠? 그럼 당연히 트럼프 측에서도 이 내용을 들어보지 않았을까요? 그래서 스캇 베센트,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 내정된 재무장관은 반대 의견을 제시하죠.

베센트는 1기 트럼프 행정부 당시 물가상승률은 1.9%에 불과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트럼프 관세 = 인플레이션’이란 등식에 대해 실증적으로 비판한 것이죠. 그런데요… 일단 베센트의 코멘트는 맞기는 하지만.. 악마는 항상 디테일에 있습니다. 우선 트럼프 행정부 당시에는 인플레이션보다는 되려 디플레이션이 문제가 되었었죠. 글로벌 금융 위기와 유럽 재정 위기를 거치면서 전세계적인 저성장 저물가 기조가 자리했던 시기였습니다. 물가가 조금 올라도 이게 제대로 된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는 매우 낮았었죠. 디플레이션 압력이 워낙 크기 때문에 그랬던 겁니다. 하나 더.. 트럼프 1기 당시에도 인플레이션은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2018년 미중 무역 전쟁이 가시화되자 인플레이션을 자극했고, 이를 꺾어내기 위해 2018년 연준은 4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합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성장세는 꺾이고, 물가는 올랐으며,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금리도 높은 수준을 나타냅니다. 그럼 당연히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자산 시장에는 악재가 되었겠죠. 2018년은 화끈한 조정장으로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버렸답니다. 결국 인플레가 1기 트럼프 때는 없었던 것이 아니라.. 환경 자체가 인플레가 자라기 어려웠고, 금리 인상을 통해 성장을 꺾으면서 인플레를 자라지 못하고 막아낼 수 있던 것으로 해석하면 되겠죠.

1기 때보다 강한 관세를 때리게 된다면, 그리고 인플레이션 심리가 당시와는 달리 살아있다면, 그리고 함부로 현재의 강한 미국 경제를 꺾는 것을 싫어한다면… 1기 때와는 달리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도 있겠죠. 저 같은 아마츄어도 이 생각을 한다면 당연히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도 비슷한 질문을 받아봤을 겁니다. 이에 이런 답을 내놓게 되죠.

“베센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결국은 자유주의자"라고 평가했다. 모든 수입품에 최대 20% 관세를 부과한다는 보편 관세 공약을 옹호하면서도 "이는 '확전 후 축소(escalate to de-escalate)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핵무장을 통해 상호확증파괴에 대한 공포를 조성해 군사적 긴장감을 낮춘다는 냉전 시대 군사용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관세 장벽을 세워 협상력을 높인 뒤 각국에 무역 규제 완화를 촉구할 계획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중략)”(한국경제, 24. 10. 14)

20% 관세는 최대 숫자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현재 부과한다고 으름장을 놓는 20%라는 관세는 최대 수준이 되는 것이죠. 관세 2% 때리겠다고 하면 상대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게 될 겁니다. 무시 때리고 2% 적용하면 되는 것이니까요. 상대를 스트레스 속에, 그리고 패닉 속에 몰아넣기 위해서는 20% 정도는 부과해줘야 될 겁니다. 이렇게 초반에 고율 관세를 불러서 상대가 놀라서 협상을 하면,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에 임하고…. 미국에 유리한 것을 얻어내게 된다면 그 때부터는 관세율을 낮춰가는 전략… 이걸 선호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죠. 트럼프 대통령 자체도 보호무역보다는 자유무역주의자라고 말합니다. 다만 자유무역은 좋지만, 다른 국가들이 교역 조건을 유리하게 가져가고자 이를 악용하고 있기 때문에.. 그 불균형과 잘못된 룰을 바꾸기 위해 트럼프를 비롯한 그들의 정부가 상대 국가를 관세로 압박하는 겁니다. 그런 불균형이 어느 정도 시정되는 조건을 가져오게 되어, 미국이 유리한 협상을 하게 되면 그 때 낮춰줄 수 있는 최저한으로 관세를 낮춰주는 것이죠. 그게 위의 인용문에 나오는 Escalate to de-escalate의 핵심이 될 겁니다. 네. 낮추기 위해 올려주는 것이죠.

트럼프 1기 당시 USTR의 대표였던 라이트하이저 역시 비슷한 얘기를 합니다. 인용문 보시죠.

“마지막으로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여 균형잡힌 무역을 달성할 수 있다. 균형을 이룰 때까지 모든 수입품에 매년 점진적으로 높은 비율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균형을 이루면 그 균형을 유지하는 최저 수준까지 관세를 낮출 수 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달러의 고평가와 해외의 불공정한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상쇄할 수 있다.”(라이트하이저, 이현정 역, “자유무역이라는 환상”, p.429~431)

네. 점진적으로 관세를 올리고… 그런 불균형이 시정되면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최저 수준까지 관세를 낮출 수 있다고 말하죠. 막무가내로 관세를 때리는 게 아니라.. 점진적으로, 그리고 때리고 나서도 각종 협상을 통해서 관세율을 낮출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 이들 트럼프 행정부 핵심 인사들의 코멘트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점진적으로, 그리고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낮은 관세율이 적용된다면 우리 생각만큼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강할 것인가… 베센트는 이런 점에서 ‘트럼프 관세 = 인플레이션”에 대해 다른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겁니다.

네. 트럼프 1기 당시와 인플레이션이라는 관점에 있어서 트럼프 2.0은 어떻게 다른지를 말씀드렸습니다. 인플레이션이라는 환경이 다르다는 점, 그리고 보다 강한 관세를 때릴 것이라 기대한다는 점이 다르죠. 그리고 미국의 성장을 강하게 유지하고 싶어한다면… 관세가 인플레로 점화될 가능성은 높아집니다. 그러나 베센트가 말한 것처럼.. 시장의 기대보다는 약한 관세를 때리게 되면… 시장이 우려하는 정도의 인플레는 아닐 수 있죠. Escalate to de-escalate가 핵심입니다.

빼놓은 게 있습니다. 관세라는 것은 교역에서 나타나는 것이고, 교역은 미국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상대국이 존재하기 마련이죠. 상대국 역시 달라진 게 있습니다. 1기 트럼프 행정부를 겪어봤다는 겁니다. 그리고 상대 국가 역시 협상 테이블로 끌려나가서 무언가를 양보해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겁니다. 무엇을 양보해야 할까요? 과도하게 약해진 자국 통화를 강세 전환시키는 것 역시 그런 옵션 아닐까요? 그럼 머지 않아 일정 수준 통화 강세 전환이 예상된다면… 여러분은 어떤 대응을 하시겠습니까? 자국 통화 환율을 미리 끌어올려서(자국 통화 절하) 협상 때 내려주는 전략은 어떨까요? 내리기 위해 올려준다… 그걸 우리는 Escalated to de-escalate라고 합니다. 네. 미국은 관세를 내리기 위해 올려주고 있구요… 상대국가는 환율을 내리기 위해 미리 올려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각국이 지금 경쟁적으로 금리를 낮춰서 트럼프 행정부의 2기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과도한 해석일까요?

트럼프 행정부가 온다는 소식에 보다 빠른.. 선제적 금리 인하를 천명하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전일 에세이에서 전해드렸던 호주중앙은행이죠. 기사 보시죠.

“RBA는 시나리오별로 전망을 정리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과 함께 공화당이 상·하원 의회를 모두 장악하는 상황이 호주에 파급력이 가장 크다고 봤다. 이는 결국 현실이 됐다. 트럼프 당선인과 공화당이 '극단적인' 무역 전쟁을 일으킨다면, RBA는 금리인하를 고려해야 할 것으로 진단했다.” (연합인포맥스, 24. 11. 26)
  

이 비슷한 얘기는 호주만 하는 것이 아니구요, ECB나 BOE도 비슷한 맥락에서 금리 인하를 보다 과감하게 가져가려 합니다. 네.. 트럼프 대비 용으로… 수출이 어려울 것 같아.. 성장에 방점을 두면서 금리를 미리 인하한다…. 이 전략을 마음 속에 넣어두면서 이번 인용문을 하나 읽어보시죠.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 코멘트입니다.

“이 총재(이창용 총재)는 "(트럼프의) 관세 위협은 우리가 올해 내년 전망치를 낮춘 주요 이유 중 하나"라며 "올해 수출 성장은 좋은 성과를 거뒀으나, 이제 우리는 두 가지 이유로 수출 성장 예상치를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하나는 관세 가능성이고, 또 다른 하나는 중국의 경쟁력이 정말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중국 내외에서 중국 상품 과잉공급이 매우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머니S, 24. 12. 6)

트럼프 2.0에 대한 이야기들… 어쩌면 1기 당시와는 사뭇 다른 미국의 정책과 상대국의 대응을 보게 될 수 있을 듯 합니다.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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