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트럼프의 코멘트가 흥미롭게

오건영님 글 ㅣ  
전일 트럼프의 코멘트가 흥미롭게 들립니다. 관세에 대한 엄포를 놓은 것부터 시작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OPEC국가들이 유가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죠. 연준을 갈궈서(?) 금리 인하를 만들어내겠다는 얘기를 했구요, 대규모 감세 역시 진행할 것임을 말합니다. 네. 이제 속도를 내기 시작하는 것이죠. 그렇지만 이미 시작된 행정명령 발표들 중에 사법부에서 반발이 들려오는 얘기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거겠죠.

“美 법원, 트럼프 ‘출생시민권 제한’ 행정명령 집행정지”(뉴시스, 25. 1. 24)

“다보스 포럼서 ‘고관세, 모두에 재앙’… 영국은 범유럽 관세 검토”(KBS, 25. 1. 24)

“글로벌 리더들, 美 관세 차분한 대처 주문… ‘보복 대응시 재앙’”(조세금융신문, 25. 1. 24)

네. 사법부에서는 출생시민권 제한에 대해 반기를 들었구요, 다보스 포럼에서 관세를 무소불위의 칼처럼 휘두르는 트럼프에 맞서서 각국 정상들은 대응책이 있다는 점을 언급하고 나섰습니다. 네. 상대편이 총을 들면 이 쪽도 총을 들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그 카드를 보여준 것이죠. 보복관세와 환율 전쟁(반대로는 달러 강세) 등이 대표적인 대안이죠. 물론 총을 들고 싶지 않으니 달래기도 함께 합니다. 중국은 다보스 포럼서 있었던 부총재의 코멘트에서 관세는 전세계 경제의 재앙이 될 수 있으며 중국은 다른 나라의 물건을 살 준비가 되어있다는 점을 말했죠. 네. 그 다른 나라는 미국으로 보입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2월 1일날 중국에 관세 때릴 수 있음을 말했죠. 아마도 구체적으로 뭘 살 건지 협상안을 가져오라는 얘기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루가 급한 건가요?

멕시코, 캐나다, 중국에 이어서 날짜를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유로존에 대한 압박도 그 포문을 열었습니다. 유럽이 아주 아주 나쁘다는 얘기를 하죠. 이 발언이 나온 직후 EU의 고위인사가 이런 발언을 합니다. 함께 기사 독해를 해보면서 행간을 살펴보시죠. 음.. 읽으실 때요… 어떻게 트럼프를 달랠까..라는 깊은 관심을 갖고 읽으시면 재미있게 읽히실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트럼프에 보내는 메시지로 읽힙니다.

“유럽연합(EU) 고위 인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산 에너지와 무기 구매를 추진할 의향이 있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EU 집행위 부위원장은 이날 "(미국이) 관세를 부과한다면 EU는 권리와 이익을 방어할 것"이라며 이같이 발언했다.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한 돔브로브스키스는 트럼프 1기 시절 미국이 EU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하고 EU 또한 보복 관세로 맞대응한 점을 언급하면서도 "EU는 미국의 새 행정부와 협력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이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중단했을 때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이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은 EU의 최대 LNG 공급국이다. 돔브로브스키스는 "우리는 대체 공급원을 찾고 있었고 (미국과) 지난 몇 년간 좋은 협력을 유지했으며 우리는 이걸 어떻게 발전시킬지 살펴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유럽에서는 러시아에 대응해 국방 능력을 강화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간 협력을 심화할 필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미국의 요구대로 군사비 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돔브로브스키스는 "(미국과의) 군사 협력과 군산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할 여지도 확실히 있다"고 덧붙였다.(중략)”(뉴스1, 25. 1. 23)

우선 첫문단입니다. EU집행위 돔브로브스키스(이하 돔 부의장)는 미국이 관세를 부과한다면 방어에 나설 것이라고 하죠. 그리고 관세 부과를 하지 않는 카드로 미국산 에너지와 무기 구입을 언급했다고 나옵니다. 두번째 문단에서는 1기 때 EU에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때렸고…그 때 EU도 보복관세를 때렸다고 말하죠… 참.. 힘든 시기였는데.. 우리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담겨있는 듯 합니다. 세번째 문단에서는 EU가 러-우 전쟁을 전후해서 미국 에너지를 많이 사줬는데 우리한테도 도움이 되었어.. 라고 말하고 있죠. 미국산 에너지 많이 사주고 있으니까 관세 잘못 때리면 안살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ㅎㅎ 그리고 큰 문제가 없다면 더 발전시킨다고 했으니 더 많이 사줄 수 있다는 얘기로도 들립니다. 마지막으로 필요하면 무기 더 사줄게라는 얘기를 하면서 마무리합니다. 흐름을 간단히 정리하면…

“우리 EU는 미국과 잘지내고 싶어… 다만 관세 때리면 우리도 우리의 이익을 위해 싸울거야.. 1기 때 기억나니? 너네가 우리한테 관세 때려서 우리도 관세 때렸던 거.. 그 때 참 힘들었지..ㅎㅎ 러-우 전쟁 때 모두 힘들었을 때 말야.. 그 때부터 미국 에너지 정말 많이 많이 샀거든… 우리한테 도움이 되었어..(당연히 미국한테도 도움이 되었겠지) 고맙고 필요하면 더 살 수도 있어… 그리고 미국 무기도 더 살 수 있으니 함께 얘기 잘해봐요~” 이 정도가 되지 않나 싶네요.

이 얘기를 한참 해드리는 이유는요… 미국과 교역을 하는 각국이 모두 나름의 사연이 있고, 모두 나름의 카드를 갖고 있다는 점을 설명해드리기 위함입니다. 보편관세라고 해도 천편일률적으로 모두에게 동일한 수준의 관세를 때릴 수 없죠. 그 관세가 부과되는 이유도 중요하지만… 다른 나라는 10% 부과하는데 왜 우리는 15%인가요.. 와 같은 질문에도 답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답을 하는 과정이 협상에서 매우 중요한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요. 그럼 보편 관세에 대한 논의 과정이 쉽지 않고…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죠. 협상을 위해 트럼프 행정부도 상당히 많은 준비를 해야 할 겁니다.

오늘은 BOJ의 금융정책위원회가 있는 날이죠. 금리 인상으로 인해 엔캐리 청산 나오는 거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었는데요… 지난 8월과는 조금 다른 양상입니다. 당시에는 미국 경기 둔화로 인해 빠른 금리 인하 가능성이 부각되었고 그런 상황에서 일본이 기습 금리 인상을 했기 때문이죠. 당시의 쇼크를 기억해서인지… 금리 인상 이전부터 예고편을 너무 많이 틀어줬죠. 네. 시장의 간을 보는 겁니다. 큰 탈이 없는 것을 확인하면서 한 걸음 더 나아가겠죠. 에세이 줄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