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위안화 절하와 그 파급효과
위안화 절하는 미중 무역 전쟁 1기(2018~2019년) 당시 중국이 미국의 고율 관세에 대응해 자주 사용했던 전략입니다. 예를 들어, 2018년 4월 달러당 6.2위안대였던 위안화는 2019년 8월 7.1위안까지 약 15% 하락하며 관세의 충격을 완화했습니다.
위안화 절하는 두 가지 주요 충격을 가져옵니다. 첫째, 중국과 수출 경쟁을 벌이는 국가들(예: 한국, 일본 등)의 수출품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킵니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중국산 제품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져 경쟁국들의 수출이 타격을 받습니다. 둘째, 중국 내 수입 물가 상승으로 중국의 소비 수요가 감소해 중국에 수출하는 국가들의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2019년 위안화가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섰을 때 글로벌 자산 시장이 큰 충격을 받은 사례는 이러한 우려를 잘 보여줍니다.
그러나 최근 중국 인민은행 주 부행장의 발언은 위안화 절하 우려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해석됩니다. 주 부행장은 4월 28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견고한 경제 기반과 균형 잡힌 국제수지, 탄탄한 외환시장을 통해 위안화 환율의 기본적 안정을 강력히 뒷받침할 것”이라며 “위안화 환율의 과도한 변동을 방지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선언한 것으로, 위안화 절하를 통한 무역 전쟁 대응보다는 환율 안정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또한, 그는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다변화되어 있어 미국 국채 가치 하락과 같은 단일 자산의 변동이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중국이 미국 국채 매도를 무기로 사용할 가능성도 낮추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2. 중국의 시장 개방 선언
같은 날(4월 28일), 중국 재정부의 란포안 장관은 재정부 홈페이지 성명에서 “중국은 보다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거시 정책을 채택하며, 세계를 향해 초대형 시장을 더욱 개방할 의지가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발언은 미중 무역 갈등의 맥락에서 매우 주목할 만한 신호입니다. 중국은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서 거대한 소비 시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시장 개방은 미국을 포함한 외국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협상 카드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성명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와도 직접적으로 연결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26일 이탈리아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이 실질적인 것을 주지 않으면 관세를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 실질적인 양보로 “중국을 개방하라(free up China)”를 언급했습니다. 그는 중국 시장에 미국 기업들이 자유롭게 진출할 수 있도록 문을 열 것을 요구했으며, 이는 과거 협상에서도 주요 쟁점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재정부의 4월 28일 발표가 트럼프의 이 발언 이후 이틀 만에 나온 점은 우연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이는 중국이 미국과의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장 개방을 통해 관세 갈등을 완화하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됩니다.
3. 미중 협상의 가능성과 공존의 전망
미중 간 고율 관세 갈등은 2025년 2월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발동해 중국, 캐나다, 멕시코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본격화되었습니다. 특히 중국에 대한 관세는 4월 초 34%에서 점차 145%까지 치솟았고, 중국은 이에 맞서 1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며 긴장이 고조되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양국에서 협상의 여지를 열어두는 발언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4월 22일 블룸버그는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비공개 투자자 회의에서 “미중 간 관세 대치는 양국 모두에게 지속 불가능하며, 가까운 시일 내에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4월 17일 X 게시물을 통해 “145% 관세 부과 이후 중국이 접촉해 왔다”며 “우리는 중국과 대화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국 측에서도 대립보다는 협상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China Daily는 4월 25일 사설에서 “중국은 평등, 존중, 상호 이익을 기반으로 대화에 열려 있다”며 협상의 공을 백악관에 넘겼습니다. 이러한 발언들은 미중 양국이 고율 관세로 인한 상호 경제적 손실(‘lose-lose’ 상황)을 피하고 공존의 길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BBC는 4월 14일 기사에서 중국이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대비해 경제 회복력을 강화했으며, 미국보다 고통을 더 잘 견딜 수 있다고 평가했지만, 협상이 결렬될 경우 양국 모두 큰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4. 결론: 갈등 속 협상의 실마리
4월 2일 트럼프가 ‘해방의 날’이라 칭하며 전 세계에 상호 관세를 부과한 이후, 미중 무역 갈등은 글로벌 경제에 큰 불확실성을 초래했습니다. 그러나 중국 인민은행의 위안화 안정 선언, 재정부의 시장 개방 의지, 그리고 트럼프의 협상 요구는 갈등 속에서도 협상의 실마리가 존재함을 보여줍니다. 중국의 시장 개방은 트럼프가 원하는 ‘실질적인 양보’에 부합하며, 위안화 절하 가능성이 낮아진 점은 글로벌 자산 시장의 안정에도 기여할 가능성이 큽니다. 중앙일보는 4월 26일 기사에서 “장사꾼 트럼프와 정치꾼 시진핑이 명분과 실리를 주고받으며 3개월 내 협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으며, 이는 미중이 공멸 대신 공존을 선택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결국, 미중 무역 전쟁은 단기적으로 시장 혼란을 지속시킬 수 있지만, 양국이 협상 테이블에서 실질적인 타협점을 찾는다면 글로벌 경제의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을 포함한 수출 의존국들은 위안화 안정과 중국 시장 개방 가능성에 주목하며, 공급망 다변화와 환율 리스크 관리 등 선제적 대응 전략을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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