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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뉴스

대한민국은 이미 저성장 사회로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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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짜임세가 너무 좋네요 생각도 많이 하게만드는 내용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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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엊그제 한은 이창용 총재의 통화정책 기자회견을 봤다. 여러 이야기를 했지만 그중에서 이총재의 작심한 듯한 아래 발언에 공감했다.

"한국 이미 장기 저성장 구조에 진입. 특히 저출생 고령화 문제가 심각하고 여기서 벗어나기도 어렵다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함. 하지만 이 문제 해법은 이미 다 나와 있고 모두 알고 있음. 즉 근본적 해법은 구조개혁임. 우리는 이것을 다 알지만 사회적 대타협이 안되니 한발짝도 못 나감. 그리고 구조개혁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할 때, 한국은 수요자 중심이 아니라 공급자 중심임. 예컨대 교육개혁과 관련해서도, (학과 정원 조정 등 문제들을) 공급자인 대학들이 자신들 밥그릇 관점에서 논의하니 문제를 못 푸는 것임. 연금개혁만 해도 국회에 위원회만 만들어 놨지 정작 보험료율을 비롯한 모수 등 예민한 문제들에는 한발짝도 합의를 못하고 있음. 저출생 고령화의 근본 대책 중 하나인 이민정책 논의도 지지부진. 수출 감소도 모두들 반도체 얘기만 하는데, 사실 서비스업에서 수출을 늘릴 수 있는 잠재력이 매우 크다. 즉 의료산업 국제화를 통해 의료 서비스를 수출할 수 있는데, 우리가 공급자 이익 관점과 이해당사자간 타협을 못하고 주춤거리는 사이 태국이나 싱가폴이 지역 의료 허브국가로 급부상하고 있음. 그리고 이러한 사회적 대타협을 통한 구조개혁은 전혀 못하고, 경제의 모든 문제를 재정 통화정책에 씌우고 있음. 재정통화정책이 만병통치약은 결코 아님. 이렇게 가면 나라가 망하는 것임."

2. 맞다. 한국사회의 근본문제는 이해당사자간 갈등과 대립의 고착에 있다. 이해당사자 각자가 자기 밥그릇을 조금도 양보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구조개혁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은 요원할 뿐이다. 한국사회의 분열은 도처에서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계층, 지역, 세대, 젠더, 진영, 이념 빈부 등 서로 다르면 일촉즉발 응전 충돌 태세다. 다름은 틀림이고, 다른 자는 바보나 악마다. 상대의 헛발질은 패악질로 침소봉대되고, 상대의 생채기를 꼬챙이로 찌르기 바쁘다. 바야흐로 '내로남불'에 더해 '보보믿믿(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것)'의 시대가 아닐까.

3. 그런데 다름과 대립을 대화와 타협의 장으로 인도해 그것을 예방하거나 최소화하거나 해소해 내는 것이 바로 '정치'인데, 한국에서 정치는 오래전부터 사망해 왔다. 여의도에는 (이기적)공천에만 목을 매지, (이타적)공헌은 오래전 정치사망과 함께 실종됐다. 그러다보니 '票퓰리즘'이 민주주의로 둔갑했고, 민주주의를 구축해 버렸다.    

4. 역사적으로 보면 국가와 사회는 외부의 적 때문이 아니라, 내부의 분열로 망한다. 따라서 사회 분열로 고통받을 때 결국은 정치 지도자가 나타나 그 문제를 풀려고 했었다. 즉 존경받는 국내외 지도자들은 사회 대통합의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그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했다. 가장 먼저 DJ를 꼽을 수 있다. 그는 당선자 신분인 97년 그에게 사형선고를 내렸던 전두환 노태우를 특별사면하면서 정적까지도 포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넬슨 만델라 역시 그를 27년동안이나 감옥에 가뒀던 백인 진영을 포용했다. 지지자들 상당수는 "백인들을 바다에 빠트려 수장하자!"고 외쳤으나, 오히려 만델라는 '플라밍고 포럼'을 가동하면서 그들과의 대연합과 대타협을 모색했다. 스웨덴에서 가장 존경받으며 무려 23년간이나 총리를 역임했었던 타게 엘란데르는 사민당 당수였으나, 정책적으로는 친기업적이며 시장 친화적 정책들을 많이 펼쳐 퇴임 당시 기업인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다. 오히려 보수진영 인사들이 퇴임하는 그에게 총리 연임을 요청하기도 했었다.

5. 조금 다른 얘기지만,, ’암‘환우들은 ’암‘을 ’앎‘이라고까지 말한다. 처음 암 진단을 받으면 크게 다섯단계의 심리변화를 겪는다고 한다. 부정, 분노, 타협, 극도의 우울감, 마지막으로 수용하면서 삶의 진정한 의미와 자신의 참 모습을 ’알고 그것과 마주하게 된다‘고 말한다. 나는 진보진영이 보수 진영을, 거꾸로 보수진영이 진보진영의 주장들과 마주하고 극복해 내는 것은 거의 ‘암 투병’과정만큼이나 힘들다고 본다.

하지만 "부정-분노-타협-우울- 마지막으로 수용"하는 '이념적 암 투병'의 5단계를 피하면 안된다. 아니 그 정도 각오가 돼 있어야 우리 사회의 망국적 분열과 적대를 극복해 낼 수 있다고 믿는다. 그렇지 못하면 앞서 이창용 총재의 발언처럼 한국경제와 사회는 망하는 길로 빠르게 접어들 것이다.  

6. 정지아 작가의 <아버지의 해방일지>에 이런 귀절이 나온다. "사램이 오죽하먼 글컸냐. 아버지 십팔번이었다. 그 말 받아 들이고 보니 세상이 이리 아름답다." 맞다. 사람들은 각자의 생애와 DNA가 다른 만큼 모두 다르다. 그 다름을 인정하고 포용할 때 세상은 조금 더 밝아지고 아름다워지리라.


출처 https://www.facebook.com/100001002405269/posts/pfbid0272jnZaGyT9sL1KeAAZPhpcdiLUsJt7V5cc9opvTWXeptctzH2eieeGUMSFDgKKAzl/?mibextid=Nif5o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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