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도 강력한데 인플레도 좀처럼 죽질않네요
인플레 3%가 어느정도 유지된다 요런 예측이 합리적으로 자리잡는 느낌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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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님 시장리뷰 ㅣ 이번 달 초부터 시작되었던 흐름이었죠. 월초에 FOMC에서 파월 의장이 3월 인하를 부정하고 CBS방송에서 금리 인하에 신중해야 함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FOMC 다음 날 찍었던 방송이라고 하죠. 다분히 의도적으로 시장에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해 찍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후 발표된 괴물 고용 지표와 그 다음 주에 발표된 CPI와 PPI까지.. 시장의 예상을 깨는 강한 성장과 끈적한 물가를 확인할 수 있었죠.
그리고 매주 발표되는 신규실업수당청구까지 쉽게 꺾이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미국의 고용 시장이 다소 둔화는 될지언정 여전히 탄탄하다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여기에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주장들이 잇따르고 있죠. 금리 인하는 올해 후반부에나 해야한다.. 서두를 이유가 없다.. 중립 금리가 올라가서 현재의 금리가 높은지 잘 모르겠다… 이런 주장들까지 러시를 하고 있습니다. 보다 멋진 것은 이런 매파적인 스탠스에도 불구하고 연일 전고점을 벗겨나가고 있는 뉴욕 증시죠. 지난 해 11월 초 그렇게 고전을 하다가 파월 의장의 금리 인상 종료 시사 발언 때부터 급등한 이후에 아직까지 숨가쁜 강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어떤 통계 데이터 등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겠지만 자산 가격의 상승세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실물 경제의 성장 동력은 강하지만.. 그런 성장 동력 중 상당 부분이 소비에… 그리고 그런 소비가 자산 가격의 상승에 자신감을 얻은데서 기인한다는 생각을 많이 해보게 됩니다. 지난 해 10월 시장 금리가 고공 행진을 이어갈 때 고용 지표의 둔화되는 징후는 빠르게 나타났구요.. 물가의 안정세 역시 보다 빨라졌죠. 그런데 지난 해 11월과 12월, 그리고 올해 1월 자산 가격 급반등 이후에는 베이지북에서도 일자리 불안이 살짝 완화된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고 각종 지표들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게 조금 골 때리는 것이 연준의 피벗 시사가 나오면 자산가격 강세 & 시장 금리 급락이 이어지게 되죠. 그리고 이는 소비를 자극하면서 물가의 반등 가능성을 높이게 됩니다. 이걸 제어하기 위해서는 지난 해처럼 공급망 사이드에서 무언가 서프라이즈가 나와줘야 하는데요… 어느 정도 많이 안정된 국제유가와 후티 반군의 트롤짓(?)이 이어지면서 현재로서는 다소 기대난망인 듯 합니다. 쉽게 잡히지 않는 물가와 너무 탄탄한 자산 시장을 보면서 금리 인하를 뒤로 미루게 되거나.. 혹은 금리 인하 계획을 취소해버리면… 그렇게 해서 연준의 매파적인 의중이 시장에 먹히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그게 지난 해 9~10월 보셨던 10년 국채금리 기준 5% 상황입니다. 연준의 강한 의지에 시장이 겁을 먹으면서 연준의 통화 정책 페이스를 따라오게 되니 갑작스레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이게 되는 것이죠. 레버리지가 워낙 높기 때문에 약간의 자산 가격 하락에도 다들 힘겨워합니다. 그럼 여기서 두드러지게, 그리고 빠른 속도로 실물 경기 둔화 시그널이 나타나게 되겠죠. 이렇게 되면 연준 역시 기존의 매파적인 스탠스에서 한 발 후퇴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물가 목표치에서 머지 않은데 물가도 살짜쿵(?) 내려오면서 거의 안정된 것처럼 보이는데.. 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커지니… 금리 인하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겠죠.
그런데 이런 피벗 시사에 또 다시 금융 시장은 드디어 그 분이 오셨다.. 라며 환호를 하게 됩니다. 그럼 채권 시장, 주식 시장, 부동산 시장 할 것 없이 유동성이 물밀 듯 밀려들어가게 됩니다. 그럼 자산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가 재개되고… 물가의 안정세가 다시 깨져버리면서 끈적끈적해버리는 거죠. 연준 입장에서도 참… 답이 안나옵니다. 제대로 갈구지 않으면 꿈쩍도 안하는데 그래서리 한 번 확 갈구면 너무 강하게 쪼그라들어서 걱정이구요… 거기서 살짝만 풀어주면 환호성을 지르니 콘트롤하기 매우 어렵겠죠. 아마 제가 연준이라도 빠르게 물가를 잡으려고 무리하는 것보다는요… 천천히 이리 저리.. 오락 가락하면서 성장의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인플레이션을 발라내려는 노력을 거듭할 듯 합니다.
와.. 그럼 충격이 없겠네.. 다행이네… 라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문제는요… 인플레이션을 앓아왔던 누적 기간이 너무 길어진다는 겁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2% 위로 올라온 것이 지난 21년 3월이죠… 와… 제 기억보다 오래되어 버린 얘기네요… 21년 3월이면 이제 딱 3년 지난 겁니다. 3년간 인플레라는 병을 앓게 되면… 그런데 아직 뚜렷한 해결 기미보다는 여전히 끈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정한 병을 오랜 기간 앓게 되면 이게 고질병이 되어버릴 수 있죠. 그럼 더욱 더 끈적해질 수 있구요.. 2%로 내려가더라도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연준의 점진적으로 진행하는 성장과 물가라는 두마리 토끼 잡기 전략은… 인플레 고착화로 인해 삽질이 될 수 있죠. 골프치면 홀까지는 정말 빠르게 보낸 다음에… 그 홀 앞에서 이리 저리.. 난리가 나는 겁니다. 마지막 1마일.. 연준이 여기서 어떻게 나이스한 대응을 하는지 지켜봐야 하는 이유가 될 겁니다. 과거 연준이 상대하던 물가가 아니라요… 경제 성장과 금융 안정을 인질로 삼아서… 연준을 계속 위협하는 물가이기 때문이죠… 수시로 딜레마에 빠뜨리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이제 선물시장에서 반영하는 연준의 금리 인하 확률을 보면 5월 인하 가능성은 15%에 지나지 않습니다. 6월 인하 가능성 역시 크게 낮아져서 현재는 60%에 지나지 않구요.. 연말까지 세차례를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시기를 6, 9, 12월로 보고 있는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정도면 어느 정도 연준이 원하는 베이직 시나리오가 되지 않을까 봅니다. 다만 지난 번 에세이처럼 이번에는 시장이 아닌 연준이 말을 바꿀 수 있죠. 그렇게 되면 3월 점도표가 재미있어질 수 있습니다. 지난 해 12월 점도표처럼 3번 인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살짝 상향 조정될 수 있죠. 그보다는 먼 미래의 그림이 바뀌는 것이 이슈가 될 수 있습니다. 채권 시장 역시 그런 변화를 읽고 있죠. 에세이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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