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건영님글 ㅣ 최근 미국 국채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죠. 국내 채권 금리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가 저점 대비 10년 기준으로는 20bp 가까이 되돌린 듯 합니다. 금리 결정에 환율 역시 감안하겠다는 총재 코멘트가 큰 영향을 주었다고 볼 수 있겠죠.
경기 둔화 역시 급한 이슈겠지만 원화 가치 하락 속도가 너무 빠를 때 함부로 기준금리 인하에 돌입했다가는 유탄을 강하게 맞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에는 신중을 기하는 것이 좋겠죠.
미국 국채 금리 상승 속도는 더욱 빠른데요, 미국 10년 기준으로 3.6%까지 하락했던 금리가 오늘 장중 4.3%를 터치했죠. 저점 대비 70bp 반등한 겁니다. 화끈한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면서 시장 금리 하락에 베팅했다면 이번 금리 반등장이 상당히 부담스러울 것 같습니다. 우선 그걸 기억해야 할 듯 합니다. 이제 시장에 선수들이 너무 많아져서요… 교과서적인 투자를 하면 상당히 고전하는 듯 합니다. 예를 들어서 미국이 금리를 내리면 달러가 약해져요.. 미국이 금리를 내리면 시장 금리가 하락하니 장기채 사야해요.. 와 같은 얘기에 대해서는 한번 정도 곱씹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10년 금리의 급등과 함께 주목해야 할 것이 2년 국채 금리입니다. 2년물도 현재 4.15%까지 올라왔죠. 이 얘기인 즉슨 연준의 금리 인하 역시 바뀔 수 있다는 것인데요.. 연내 금리 인하 확률을 보면요… 지난 주 정도에 약간의 변화의 징후는 보였지만 여전히 11, 12월에 한차례씩 인하하여… 지난 9월의 50bp 를 합치면 연내 100bp 인하.. 이걸 프라이싱하고 있습니다. 연준의 스탠스가 크게 바뀌지 않았는데… 그럼 왜 2년 국채 금리가 뛸까.. 라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내년까지의 확률을 봐야죠. 내년 말로 보면 3.5~3.75%수준에 위치할 확률이 50%를 넘네요. 불과 1개월여 전에는 3.0%전후를 높은 확률로 봤었는데.. 시장에서 내년 말까지 바라보는 금리 인하 기대가 확연히 바뀐 분위기입니다.
여기서 잠시… 지난 9월 FOMC 점도표에서 연준은 연내 100bp, 내년 말까지 추가 100bp 를 인하하여 내년 말이 되면 3.25~3.5%까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예고(?)를 했죠. (물론 이게 예고가 아니라는 것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요.. 항상 과거 기준금리 인하 시기마다 화끈한 인하, 빠른 인하를 해왔던 것을 경험해본 시장은 연준의 기대보다 빠른 인하, 그리고 많은 인하를 기대했던 겁니다. 네. 시장은 내년 말까지 2.75%~3.0%수준을 기대했고.. 연준은 3.25~3.5%를 봤던 겁니다. 시장이 앞서간 것이죠. 그런데.. 불과 1개월 남짓 지난 지금 시점에서 시장 참여자들은 3.5~3.75%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것이죠. 네.. 연준의 점도표 대비 시장의 기대가 보다 보수적으로 바뀐 겁니다. 아마도… 크음…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거의 처음이 아닌가 싶은데요… 저도 시장이 연준보다 긴축적으로 봤던 것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네요. 트럼프 트레이드 때문인가요?
개인적으로는요… 시장은 머물러있지 않고 어떻게든 더 많은 학습을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잇습니다. 보다 발전한다는 것이죠. 지난 2000년대 이후의 금리 인하 패턴… 즉 빠른 인하, 그리고 대폭 인하… 이런 기억을 가지고 있고.. 여기에 익숙해져있는 시장이지만.. 지난 3년여의 시간을 지나면서… 지난 3년간 시장의 기대를 어떻게든 살짝(?) 실망시키려는 연준과 사투를 벌이면서 시장 역시 진화한 것이죠. 조금 고상한 얘기로 하면 시장도 이제 data dependent를 꽤 신경쓰는 듯 합니다.
우리는 연준을 비난할 때 이미.. 지나버린 데이터를 보면서 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이른 바 백미러를 보면서 운전하는 최악의 운전자라는 얘기를 많이 하곤 하죠. 그런데요.. 결국 선물 주는 사람은 연준입니다. 선물 주는 데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더 소극적이고 신중해지고 싶어하는 연준을 보면서 이제 시장도 조금 변화하는 것 아닐까요? 화끈한 금리 인하를 보아왔던 과거의 기억들, 그리고 새롭게 조금씩 학습이 되고 있는 데이터 디펜던트까지.. 그럼 시장은 언제든지 빠르게 양방향으로 움직일 준비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죠. 금리의 변동폭이 상당할 겁니다. 지난 2년 동안 이어져왔던 10~11월 금리 고점… 이런 계절성과 맞물리면서… 이런 시장의 변해버린 습성은 금리 변동성을 크게 강화하고 있죠.
마지막으로 하나 더… 말씀드리죠. 과거에 비해 정말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채권 투자의 영역으로 진입한 듯 합니다. 한국 투자자들 뿐 아니라 해외투자자도 마찬가지죠. 그리고 헤지펀드들의 진입 역시 확연히 증가했다고 하죠. 과거에는 시중은행, 해외중앙은행, 연준이 중심이 되었던 미국의 국채 시장에 이제는 글로벌 개인투자자와 헤지펀드의 비중이 늘어났습니다. 그럼 아무래도 투자자 성향이 단기 부동화되는 경향이 강하겠죠. 채권 투자의 난이도… 정말 많이 높아질 듯 합니다. 교과서적으로 시장에 접근하면 진짜 낭패를 볼 수 있음을 더욱 절실하게 느끼게 합니다. 에세이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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