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건영님글 ㅣ 전일 밤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25bp 인하했죠. 그리고 물가보다는 성장 하방 위험이 보다 크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했습니다. 내년 상반기에도 3~4차례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을 보입니다.
이에 반해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가 시장 예상보다 높게 발표되었죠. 달러가 이 정도로 강세를 보이는 상황이면 수입 물가가 통제되기 때문에 생산자물가지수가 시장의 예상을 상회하기 쉽지 않죠.
달러 강세, 혹은 예상보다 높은 금리와 같은 바리케이트를 훌쩍 넘을 수 있을 정도로 미국 경제가 뜨겁다는 것을 의미하겠죠. 네.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에세이에서 다루겠지만 차주 예정된 FOMC에서 중립금리의 상향 조정, 그리고 점도표의 변화 등에 대한 이슈가 재차 화두가 될 듯 합니다. 한동안 잊혀졌던 연준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다가올 수 있다는 생각도 함께 해봅니다.
캐나다도 기준금리를 인하했고, 호주 역시 내년 상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이고 있죠. 뉴질랜드는 연속 인하의 기치를 높였고, 한국은행 역시 시장의 예상을 깨고 10월, 11월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습니다. 금리 인하 사이클의 본격적인 시작인가.. 라는 생각이 드시겠지만 전반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중립금리, 즉 적정 금리에 대한 고민들이 큰 듯 합니다. 어느 정도에 그 레벨이 위치하는지 모르겠지만 적정 금리 레벨보다 현재의 금리가 꽤 높다는 인식이 강한 듯 하구요… 적정 금리 레벨까지는 빠르게 인하하고… 그 이후에는 동향을 보면서 움직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죠. 미국보다 한 템포 빠르게 움직이는 캐나다의 경우 이번 50bp인하 이후 이제부터 속도 조절이 시작될 것임을 밝혔죠. 미국도 이번 금리 인하 이후에는 그 속도 조절이 화두가 되지 않을까요? 금리를 빠르게 인하하려는 국가들과 그 반대편에서 적정 금리 레벨에 조기에 도달해서 추가 인하에 대해 신중하려는 국가들… 그런 조합이 맞물리면 금리 인하에 신중한 국가의 통화가 강세를 보이게 됩니다. 네.. 금리를 추가로 더 인하하려는 유로와 신중하려는 미국의 달러가 충돌하게 되면 달러 강세 압력을 높이게 되겠죠.
달러 강세의 압력이 높아지고.. 다른 나라 통화들은 자국 통화 가치를 낮추는 환율 전쟁에 돌입하면서 중국 역시 압박의 수위가 높아지는 듯 합니다. 다른 나라와는 달리 마구잡이 돈 풀기에서 벗어나 위안화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던 중국 역시 돈 풀기를 고려하고 있고, 그런 돈 풀기와 함께 위안화의 추가 절하를 논하고 있죠. 참고로 중국은 달러 당 6.1위안까지 위안화 가치를 절상시켰던 지난 2014년 이후 10년여에 걸쳐 점진적 위안화 절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2015년에 6.5위안, 2016년 7.0위안, 2019년에 7.2위안, 최근에는 7.35위안 수준으로 위안화 환율을 끌어올리고 있죠. 그리고 기습으로 위안화가 절하되었을 때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위험 자산 시장에서는 긴장감이 고조되는 경우가 종종 나타났곤 했습니다. 최근 로이터 보도에서는 7.5위안 위의 환율도 고려하고 있다고 하죠. 당장은 아니겠지만 시차를 두고 내년 정도에는 위안화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 이게 시장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해서 escalate to de-escalate라는 말씀을 드렸었죠. 협상의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높은 고율 관세를 부르고… 미국에게 유리한 협상이 타결되면 높았던 고율 관세를 일부 조정하면서 관세 부담을 낮춰주는 전략입니다. 미국의 협상 기술 중 하나겠죠. 그런데요.. 이미 트럼프 1기를 겪어본 전세계 국가들의 대응 역시 액티브합니다. 나중에는 협상의 일환으로 달러 약세, 그리고 그 반대편의 자국 통화 강세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각국은 자국 통화의 약세.. 즉 환율의 상승을 용인하고 있는 모습이죠. 미리 자국 통화를 약하게 만들어놓은 뒤 협상의 과정에서 환율의 하락, 즉 자국 통화의 강세를 유도하는 전략을 쓰는 듯 하네요. 미국은 관세의 escalate to de-escalate를.. 미국 이외 국가들은 환율로 escalate to de-escalate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경쟁적 통화 가치 절하 압력이 높아지게 되는 것… 이를 우리는 환율전쟁이라고 하죠.
이에 옐런 재무장관은 자국 통화 약세 유도하는 국가들에 대해 좌시하지 않겠다는 으름장을 놓고 있습니다. 아마 이런 경고에 대한 실행은 내년 1월 20일로 예정되어 있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진행하겠죠. 환율 전쟁 이슈에 대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응… 어떻게 나오는지가 내년의 주요 이슈가 되리라 생각해봅니다. 참고로 모든 형태의 전쟁은 글로벌 경제의 성장이나… 금융 시장의 안정 등 모든 면에서 결코 좋은 게 아닙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발표가 되었죠.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지금처럼 대외 이슈에 민감할 때 달러 강세를 자극하는 방향으로 지표가 발표되었을 때 환율이 느끼는 부담이 상당히 커질 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되었다는 것은 다행이긴 합니다만 에너지, 식품 가격, 그리고 임대료를 제외한 이른 바 슈퍼코어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끈적거린다는 점을 보여주었다는 점이 부담입니다. 당장 12월 기준금리 인하는 가시권에 들어오겠지만 그 이후의 금리 인하 속도는 매우 느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단기 금리는 내릴 수 있어도 추가적 금리 인하에는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시장의 전망… 미국의 10년 국채 금리를 끌어올렸죠. 10년 금리 기준으로 물가지표 발표 직후에는 환호하면서 4.2%초반까지 눌렸다가 중후반으로 가면서 크게 튀어올랐습니다.
이런 금리 움직임에 영향을 미친 곳으로 캐나다를 들 수 있죠. 캐나다 중앙은행은 지난 10월에 이어 두번째 빅컷을 단행합니다. 미국 차기 행정부의 무역 정책 등으로 인해 캐나다 경제가 예상 외의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사전적인 대비에 나서겠다는 의도를 반영하고 있죠. 그런데요… 이번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는 추가 금리 인하부터는 신중을 기하겠다는 얘기를 합니다. 네. 일단 몇 차례 임팩트있게 금리 인하를 단행한 이후니까요… 이제 좀 지켜보겠다는 얘기가 되겠죠. 캐나다의 통화 정책은 미국의 그것을 수개월 선행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12월 FOMC에서의 금리 동결 가능성은 매우 높아졌지만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가 될 겁니다.
언론에서는 앞의 두가지 뉴스에 주목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전일 보다 중요한 이슈가 있었다고 생각하는데요, 바로 요겁니다. 잠시 기사 타이틀만 보면서 가시죠.
“무역전쟁 앞둔 중 ‘내년 위안화 약세 허용 고려 중”(한국경제, 24. 12. 11)
“로이터, ‘중, 트럼프 2기 맞서 위안화 절하 고려’… 달러 당 8위안 가나”(아주경제, 24. 12. 11)
지난 월요일 중국의 부양책 시사에 중국 자산 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랐고, 중국의 성장 기대가 강해지면서 위안화가 강세 기조를 보인지 불과 이틀 만에 나온 소식입니다. 로이터 보도인데요… 중국 당국에서 위안화 절하를 준비한다는 내용이죠. 지금까지 유로존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는 자국 통화 절하를, 일본은 금리 인상을 통한 엔화의 소폭 절상을, 마지막으로 위안화는 자국 통화의 가치를 유지하겠다는… 그런 의지를 보였는데요… 이번에 위안화 쪽이 크게 바뀌는 분위기입니다.
지난 월요일 구체적인 안은 나오지 않았지만 지금까지는 신중한 돈 풀기를 하겠다고 했다면… 14년 만에 스탠스를 바꾸어서 약간 온건한… 돈 좀 풀어보겠다는 식의 메시지를 시장에 전했죠. 내수 쪽에 초점을 맞추면서 돈을 풀어낸다는 겁니다. 그럼 내수 경제 쪽에는 유동성이 넘쳐나니 자산 가치가 뛰는 등 지금까지의 부채로 인한 고통은 일정 수준 경감되겠죠. 그렇지만 이렇게 풀려나온 유동성으로 인해 위안화가 절하됩니다. 위안화 절하는 중국과 교역을 하는 국가들에게는 그리 달가운 소식이 아니겠죠. 네.. 중국 역시 내수 성장을 도모하면서 위안화 약세 옵션을 동시에 선택… 수출의 둔화 역시 막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되면 환율 전쟁 구도가 보다 심화되는 건가요.
트럼프 당선 직후 달러는 꽤 강한 흐름을 보였구요, 그런 트럼프의 관세 대응을 위해 유로존을 비롯한 수개 국가들이 이미 자국 통화 약세를 슬금슬금 유도하는 분위기이죠. 이에 옐런 재무장관은 이렇게 일침을 가합니다.
“China likely to retaliate against broad based tariffs, Yellen says”(MSN, 24. 12. 12)
“Yellen says US will ‘react strongly’ to any currency manipulation”(Reuters, 24. 12. 12)
외신 뉴스의 타이틀을 따온 건데요.. 우선 첫번째 타이틀에서 옐런은 중국이 트럼프 행정부 관세에 대비해서 보복을 준비할 것 같다는 얘기를 담고 있죠. 물론 그게 앞서 말씀드렸던 위안화 절하와 맞물려있는지는 심증적으로만 판단할 단계입니다만.. 개연성은 높다고 봅니다. 그리고 후속으로 밑의 타이틀을 보시면 옐런이 어떠한 환율 조작에도 강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얘기를 하죠. 두가지 함의가 있습니다. 하나는 실제로 환율 조작이 단행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준 것이구요.. 이에 대해 미국 역시 좌시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두번째가 될 겁니다. 좌시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네. 지금의 달러 강세에 대해 미국 경제가 강하다는 인식도 있지만 또 다른 한 편에서는 환율 조작이 진행되기 때문에 불편하다는 인식도 있음을 말하죠.
달러 강세에 대해 느끼는 불편함… 그 불편함을 해소해야 하지 않을까요? 물론 갈참이 할 수 있는 행동은 제한되겠지만 이후 이어질 트럼프 행정부 역시 달러 강세에 대한 불편함은 익히 알고 있을 겁니다. 달러 강세에 대한 미국 당국의 직접적 움직임도 조만간 이어지리라 생각합니다. 금일 에세이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 12월 13일 오전 시장 동향
1.오전 국내 증시:국내증시는 전일 뉴욕증시 하락과 탄핵표결 하루 앞둔 정치 불확실성 영향에 혼조 흐름
오전 증시 KOSPI는 -8pt(-0.31%) 하락한 2,474pt, KOSDAQ은 +4pt(+0.58%) 상승한 687pt
2.외국인 매매:거래소 -1,280억원 순매도, 코스닥 -560억원 순매도
3.기관매매:거래소 -200억원 순매도, 코스닥 -100억원 순매도
4,강세 업종:의약품, 건설업, 섬유의복
★거래소/코스닥/오전장 특징주 분석
1.거래소종목 강세
시프트업 +6%대 삼성전기, 하이브 +4%대 크래프톤, 셀트리온 +3%대
카카오, 엔씨소프트, LG이노텍, 효성중공업 +2%대 강세
2.코스닥종목 강세
비보존 제약 +30%대 카카오게임즈 +16%대 코오롱티슈진, 디어유 +8%대 셀트리온제약, 에스엠 +6%대
엠로, CJ ENM,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루닛, 웹젠 +5%대 한글과컴퓨터, 차바이오텍 +4%대 강세
3.오전장 특징주
비보존 제약 +30% (비마약성 진통제 품목허가 소식에 급등)
싸이토젠 +21% (경영 분쟁 기대감에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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